2016년 6월 2일 목요일

형사와 전과자 [홍인표]~

형사와 전과자 [홍인표]지난날에 써 놓았던 중편을 모아 작품집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이 작품들은 1979년부터 1996년까지 썼던 것입니다. 작품을 다시 손질하면서 지난 세월을 되돌아보았습니다. 어려웠던 일들이 생각나서 마음이 무거워졌습니다. 4.19를 배경으로 한 '김 검사'를 읽으면서 민주화운동으로 고통받던 분들이 떠올라 괴로웠습니다. - 중에서시장으로 들어가는 옆 골목을 손수레를 끌었다. 그곳은 조금 한산해 보였다. 어딘가 손수레를 놓을 자리를 찾기 위해 두리번거렸다. 적당한 장소가 없었다. 조금 더 안으로 들어갔다.골목길 옆으로는 술집들이 연이어 있었다. 서울집, 수원집, 경기집, 강원집, 경상도집, 전라도집, 제주도집, 충청도집, 희아집, 능수버들집, 키타집, 영순이집,....수동은 술집 간판들을 하나하나 읽어보았다.수동은 조금 더 걸었다. 널따란 파라솔을 지붕으로 한 손수레 하나가 보였다. 그 수레 위에는 투명한 유리 항아리가 놓어져 있었다. 항아리 속에는 노란 색으로 물들인 액체가 반쯤 들어 있었다. 그 통 가운데에서는 조그마한 막대가 돌아가며 물을 사방으로 흩뿌려댔다. 유리벽에 닿는 물방울들이 무늬를 그리며 흘러내렸다. 시원스럽게 그려지는 그림이었다. 손수레 뒤에 앉아 있던 사람이 길게 하품을 토해내며 앞으로 나섰다.(/p. 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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