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6월 9일 목요일

나카노네 고만물상 [가와카미 히로미]~

나카노네 고만물상 [가와카미 히로미][HAND IN HAND LIBRARY를 펴내며]한마음으로 뜻을 모은 출판인들이 분야별 베스트북을 엄선하여 문고본을 출시합니다. 우리의 지성사를 뒤돌아보면 문고본이 지식과 문화의 밑거름이 되어왔음을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결코 풍요롭지 않던 시절,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키고 문화적 허기를 채워주었던 것은 다름 아닌 손바닥만 한 크기의 문고본이었습니다. 출판 환경이 바뀐 오늘, 출판인들이 공동으로 문고본을 기획·출시하는 까닭은 경제적 부담 때문에 양서 구입을 망설였던 독자 여러분께 좋은 책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부담 없이 제공해드리기 위해서입니다. 출판인들이 손을 잡고 선보이는 HAND IN HAND LIBRARY시리즈는 원가 절감을 통해 보급가를 대폭 내리고 이익을 최소화하면서 독자 여러분께 더 가까이 다가가고자 하는 의지의 표현입니다. HAND IN HAND LIBRARY시리즈는 한국의 대표적인 출판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다양한 분야의 양서를 엄선해서 펴냈습니다. 독자 여러분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는 열망으로 입장과 이해관계가 다른 출판사들이 머리를 맞대고 선별 작업을 했습니다. HAND IN HAND LIBRARY 발간위원회는 이 사업을 일회로 마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이어감으로써 독자 여러분들께 다양한 독서의 즐거움을 드리겠습니다. 이와 아울러 독자 여러분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참신하고 새로운 기획을 꾸준하게 시도하면서 독자 여러분과 새로운 소통의 출판 패러다임을 만들어나가겠습니다.HAND IN HAND LIBRARY가 독자 여러분의 뜨거운 호응을 통해, 앞으로, 더 좋은 책을, 더 많이, 더 값싸게 내놓을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합니다. 쓸모없는 것일수록 더 소중히 사랑받는 곳, 룰루랄라 행복 가게 나카노네 고만물상으로 오세요!늦은 등단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수많은 주요 문학상을 거머쥔 주목할 만한 작가 가와카미 히로미. 그녀의 신작 장편소설 《나카노네 古만물상》이 출간되었다.《나카노네 古만물상》은 한 작은 고(古)만물상을 배경으로, 나이를 초월한 우정과 여러 빛깔의 사랑, 가게를 찾는 손님들의 특별한 사연 등을 옛 추억을 더듬어나가듯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사뭇 엉뚱한 고만물상 4인방과 그 주변 인물들이 엮어가는 소소하고 경쾌한 해프닝들이 작가 특유의 유머러스하고 따뜻한 터치로 그려져,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킨다.사뭇 엉뚱하고 대략 수상한 그들이 나카노네 고만물상에 모였다!학생들이 많이 오가는 도쿄 서부의 한 동네에 위치한 작은 고만물상. 이 고만물상은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성격의 소유자 나카노의 가게이다. 나카노네 고만물상에서는 값나가는 골동품이 아닌 옛날에 유행했던 물건이나 가재도구 등을 취급하고 있다. 취급하는 물건이 잡다한 만큼 드나드는 손님들 또한 다양하다.뜬금없기가 주특기인 점주 나카노, 그의 누이이자 야무지고 여성스러운 만년 소녀 마사요, 아르바이트 점원 히토미와 ‘물건 인수팀’의 다케오는 이 나카노네 고만물상의 풀 멤버. 이들 4인방은 감정 표현에 서툴고 왠지 모르게 어설퍼 보이는 사람들이다.하지만 이들 모두는 나름대로 목하 연애중이다. 50대 초반의 나카노는 세 번째 부인을 두고 있음에도 ‘은행에 간다’는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핑계를 대고 내연의 여인과 ‘묻지마 데이트’를 즐기고 있다. 50을 훌쩍 넘긴 노처녀 마사요 또한 그녀를 잊지 못하고 오랜 세월이 흐른 뒤 다시 찾아온 옛사랑과 뭉근한 사랑을 키워가고 있다. 한편, 나카노 상점의 젊은 피 히토미도 나카노네 고만물상에서 풋풋한 사랑을 즐기는 중이다. 무뚝뚝하고 고집스러운 동료 다케오와, 아무도 몰래. 하지만 그들의 연애는 ‘하는 듯도 같고 아닌 것도 같은’ 애매하고도 미묘한 사랑이다. 그 덕분에 히토미의 다케오에 대한 고민과 번뇌는 날이 갈수록 깊어져간다.한편, 이들의 담담할 것 같은 일상에 어딘가 수상한 손님들이 수시로 찾아오면서 크고 작은 사건들이 끊임없이 벌어진다.왠지 농밀한 분위기의 70대 신사가 고이 간직하던 옛 애인의 누드사진을 팔러오는가 하면, 50대 올드미스의 은밀한 동거를 걱정하는 나카노의 염탐 작전, 목소리가 예쁘고 성격이 깐깐한 여자 손님에게 날이 무딘 페이퍼 나이프를 판 나카노가 길바닥에서 옆구리를 찔리는 엽기 사건, 그리고 보기 좋게 차버린 옛 애인에게 원한 담긴 고려청자 사발을 이별 선물로 받은 뒤 연이어 일어나는 불길한 사건 때문에 사발을 떠넘기러 온 30대 신사 이야기까지. 이처럼 하루도 조용할 날 없는 나날들 속에 불현듯 나카노는 상점을 정리하겠다고 폭탄선언을 하고, 나카노 멤버들은 갑작스런 해산을 맞는다.그로부터 3년이 흐른 어느 날, 히토미는 파견직으로 취업한 한 회사에서 다케오와 우연히 재회한다. 그리고 그즈음 나카노 씨는 ‘나카노’라는 ‘동네 식당’ 같은 이름으로 서양 앤티크 숍을 열며 화려하게 컴백한다. 그리고 상점 개업식날 그동안 거쳐 갔던 다양한 괴짜 손님들이 모두 모이고, 나카노네 고만물상 4인방은 오랜만에 모여 따뜻한 술자리를 갖는다.새것일수록 값어치가 떨어지는 희한한 세계,치유의 힘을 지닌 묘하고 사랑스러운 공간나카노네 고만물상에는 느긋한 시간이 흐른다. 거기에 모인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어느 정도 격하고 큰 인생의 곡절이 있을지도 모르나, 그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나카노네 고만물상’에는 늘 평온하고 따뜻한 공기가 흐르고 있다.낡은 의자나 선풍기, 과거 아이돌의 전신 입간판, 이제는 유행이 지난 재봉틀, 더 이상 문구점에서조차 팔지 않는 문진들……. 나카노네 고만물상에서 취급하는 물건들은 골동품적인 가치라고는 전혀 없는, 그저 시간의 기억을 담은 오래된 가재도구들이다. 어떤 이에게는 계속해서 찾아오던 진귀한 물건인 반면, 어떤 이에게는 그저 쓰레기에 불과한 잡동사니들을 진열해놓고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다.손님들은 각자 사연들을 안고 나카노네 고만물상을 찾는다. 그리고 인간과 인간이 마음으로 만나는 이곳에서 서로간의 소통을 통해 일종의 치유를 경험하고 돌아간다. 어떤 이는 마음의 짐이었던 옛사랑에 대한 미안함을 털고 돌아가고, 어떤 이는 소중한 추억을 얻어 돌아가기도 한다. 손님들에게도, 고만물상 4인방에게도 나카노네 고만물상은 새로운 일보를 내딛기 위한 일종의 치유의 공간인 셈이다. 그리고 여기에 모인 사람들은 ‘새것이기 때문에, 잘 팔리기 때문에’라는 세상의 가치 기준에는 과감하게 등을 돌리고 나름대로 자신에게 소중한 것을 스스로 발견하고 잡아가며 씩씩하게 ‘마이 페이스’로 살아가고 있다.그들 마이 페이스 인생들을 넉넉한 웃음으로 품고 있는 나카노네 고만물상처럼, 이 소설은 그런저런 생활을 하면서 평범한 매일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 보통사람들에게 소소한 일상 속에 깃든 작은 행복을 바라볼 수 있는 마음 따뜻한 여유를 선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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